: 음악저장소 :

누군가 뱀이라 불러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그녀 - 테일러 스위프트 본문

노래 추천/해외노래

누군가 뱀이라 불러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그녀 - 테일러 스위프트

몽상_ 2019. 7. 19. 19:36
반응형

초기 테일러 스위프트 하면 청순하고 풋풋하며 항상 기타를 들고 다니는 컨트리송 가수로 많이 생각했습니다. 따스한 노래를 많이 불렀던 테일러 스위프트는 조금씩, 시간이 지나서 높아지는 화제성만큼 많은 구설수를 몰고 다녔죠.

그중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미지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던 사건은 '뱀 사건'입니다. 칸예 웨스트의 신곡 중 테일러 스위프트를 향한 디스를 했는데 이 가사가 꽤나 직설적이고 강한 문장이라서 웬만한 것에도 눈 감아주는 해외 팬들이 이건 좀 아니지 않냐, 하고 일어서게 됩니다.

그러자 칸예는 자신은 억울하다며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사전에 허락을 받은 부분이고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했지만 테일러 스위프트는 "무슨 소리야, 나는 그런 거 허락한 적 없어."라면서 선을 긋는 바람에 졸지에 칸예는 거짓말쟁이까지 되어버렸죠.

그러면서 테일러 스위프트가 그래미 시상식 수상소감으로 칸예 웨스트를 직접 저격하는 말까지 더했으니, 칸예는 더 이상 빠질 수 없는 나락으로 가는 듯했으나... 여기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바로 칸예 웨스트의 부인인 '킴 카다시안'이 테일러와 칸예 웨스트와의 사전 통화내용을 모두 공개해버리면서 칸예가 양해를 구한 부분은 사실이 되었고 이에 테일러 스위프트가 '그 가사 정말 멋지네.' 하면서 응답해준 부분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었죠.

카다시안의 음성 내용 공개로 인해 상황은 단숨에 역전되었고 사람들은 모두 테일러 스위프트를 간사한 동물인 '뱀'에 비유하며 조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그 유명한 뱀 사건입니다.

하지만 테일러 스위프트도 탑스타인만큼 보통 멘탈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을 나락으로 몰고갈 뻔한 '뱀' 이미지를 자신의 다음 앨범에 상징물로 등장시키며 엄청난 이슈를 몰고 오게 됩니다. 제목부터 노골적으로 뱀을 드러내기 때문에 구경간 사람들이 '노래가 좋다.'하고 호응하기 시작하면서 빌보드 차트 상위에 오르는 등 인기몰이를 하게 되죠.

자신을 조롱하는 상징이었던 뱀을 오히려 거대하게 만들어 마치 '자랑하는 듯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테일러 스위프트. 실제 월드 투어에서도 무척 큰 뱀 모형을 만들어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리는 그녀를 의외의 곳에서 보게 됩니다. 바로 2017년 'TIME'지의 올해의 인물입니다.

2017년 올해의 인물 주제는 '침묵을 깬 사람들'이었습니다. 왜 테일러가 이 인물 주제에 들어가게 되었을까요? 이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성범죄 고발 때문이었습니다.

2013년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 투어 도중 한 이벤트에서 테일러는 지역 DJ를 만났고 사진 촬영 도중 이 DJ가 테일러의 엉덩이를 만지며 추행하게 됩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매니저가 방송국에 연락을 하면서 DJ는 바로 해고를 당했지만 그는 억울하다며 오히려 3백만 달러의 배상 고소를 진행하죠.

테일러 스위프트도 맞고소를 진행하며 오랜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그녀는 소송에서 이길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DJ에게 피해보상 금액으로 제시한 것은 '1달러'입니다.

 

 

그 1달러엔 그녀가 지난 소송 기간 동안 받았던 '수치스러운 제목의 기사들'과 '인터넷에 그녀를 조롱하는 댓글들'에 대한 비판이자 '어디선가 자신과 같은 피해를 받았을 사람들에 대한 응원'을 의미했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타임지 인터뷰에서 위와 같은 말을 합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성범죄 피해자들은 비난당하기 쉬운 입장이 된다는 것입니다. 어쩌다 당했어? 왜 신고를 바로 안 했어? 어떻게 행동했니? 그런 피해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물으며 취급합니다. 저는 피해자들에게 다른 사람들의 비난을 귀담아듣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얼마가 흘러도 당신의 피해 사실은 비난당해선 안됩니다.'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왜 '침묵을 깨는 행동'의 주인공이 되었는지 모두를 납득시켰습니다.

이후에 나온 그녀의 노래 중 You Need To Calm Down이라는 노래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나를 뱀 같은 애라 놀려도 나는 신경 쓰지 않을 거야.'라는 말부터 '너도 정도껏 해, 조금 진정해 봐.'라며 오히려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진정 지키려고 하죠.

말 한 번에 단숨에 '미국 비호감 팝스타'가 되었다가, 다시 노래 하나로 '국민 호감 팝스타'가 되며 마치 밀당을 하듯 이미지 변신을 하는 테일러 스위프트를 보면 사람이 가지는 입체적인 모습들을 하나씩 살펴보는 기분이 듭니다. 미워하려 해도 미워할 수 없는 테일러 스위프트처럼 우리도 저마다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반응형
Comments